2026.10.21–25
이번 주 가볼 만한 곳
홍상수 신작과 돌아온 아사코 전시 · 클럽 · DDP 미식마켓까지
가족은 안부를 묻다 삶을 고치려 들고, 연애는 똑같은 얼굴 앞에서 흔들린다. 극장을 나선 뒤에는 서소문과 강남의 전시, 금요일과 토요일의 클럽이 있다. 마지막은 DDP 서울미식마켓이다.

눈 둘 데가 없네 공식 스틸. 출처: 씨네큐브
눈 둘 데가 없네
안부를 묻다가 남의 인생을 고치려 드는 가족
10월 21일 개봉한 홍상수의 신작. 상희는 십 년 만에 제주에 사는 어머니를 찾아간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과 펜션, 자식에게 건네는 제안이 대화 속에 들어오면서 안부는 어느새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가 된다. 다정한 말에도 남의 삶을 설계하려는 욕심이 섞여 있다.
이때 말만큼 살필 것은 말하는 사람의 작은 몸짓이다. 상희의 속마음을 들려주는 내레이션과 가족 앞에서 오가는 대화 사이에도 틈이 생긴다. 낯선 의붓자매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장면에서는 가족의 편이 또 바뀐다.
홍상수, 2026, 72분 상영관: 씨네큐브 광화문 · 라이카시네마 · 아트나인 외 다수

아사코 공식 스틸. 출처: 씨네큐브
아사코
옛사랑의 계산서를 지금의 연인이 받아 든다
하마구치 류스케의 2018년작이 다시 극장에 걸렸다. 아사코 앞에 사라진 연인 바쿠와 똑같이 생긴 료헤이가 나타난다. 얼굴은 과거의 연애를 불러오지만, 료헤이와 함께 보낸 시간까지 대신해주지는 못한다.
다시 볼 때는 두 남자의 닮은 얼굴 옆에 서로 다른 일상을 놓아보자. 바쿠를 둘러싼 알 수 없음과 료헤이와 주고받는 말, 함께 사는 작은 행동들. 첫사랑의 이미지를 붙들어두는 동안 눈앞의 사람이 자꾸 대역이 되는 순간이 이 연애의 불편한 구석이다.
하마구치 류스케, 2018, 119분 상영관: 씨네큐브 광화문 · 라이카시네마 · 아트나인 외 다수

린 허쉬만 리슨, 엑스레이 맨(1970). 출처: 서울시립미술관
린 허쉬만 리슨 — 나의 [나]들
가상의 여자가 실제 은행 계좌를 갖는다
이번 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한 린 허쉬만 리슨의 전시. 로베르타 브라이트모어라는 가상 인물에게는 실제 은행 계좌와 운전면허증이 있고, 신문 광고를 통해 사람을 만나는 생활이 있다. 작가는 한 인물을 사회가 받아들일 만한 기록과 행동으로 만들어냈다.
로베르타를 따라가면 정체성이라는 말이 서류와 화장, 사람을 만나는 방식으로 구체화된다. 누군가를 한 사람으로 인정할 때 우리는 무엇을 증거로 삼는가. 그럴듯한 얼굴과 기록이 갖춰지자 픽션도 제도 안에서 생활을 시작한다.
기간: 2026.10.21–2027.02.21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입장료 무료
전시 공식 안내
마리나 라인간츠, Bromélia Caranguejo. 출처: 화이트 큐브
마리나 라인간츠 — Míope
잘 보려고 다가갔더니 풍경이 해체된다
이번 토요일 끝나는 마리나 라인간츠의 화이트 큐브 서울 전시다. 멀리서 식물과 땅처럼 읽히던 화면은 가까이에서 얼룩과 긁힌 자국, 두껍게 쌓인 물감으로 흩어진다. 그림 앞에서 움직이는 거리가 풍경의 내용을 바꾼다. Míope는 근시를 뜻한다. 가까이 가면 더 정확히 알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이 그림 앞에서는 자꾸 어긋난다. 물감의 덩어리가 풍경보다 먼저 보이기 시작한다.
기간: 10.24 토요일까지 장소: 화이트 큐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6 입장료 무료
전시 공식 안내
Revanchist 커버. 디자인: David Rudnick / Warp
Evian Christ — Cakeshop
트랜스의 황홀경에 소음이 밀고 들어온다
금요일 케이크샵에는 전자음악 레이블 Warp에서 Revanchist를 낸 영국 프로듀서 Evian Christ가 온다. 먼저 고를 곡은 Revanchist의 첫 곡 On Embers다. 크게 솟는 신스와 거친 저음, 알아듣기 어려울 만큼 뒤엉킨 소음이 트랜스의 들뜬 감정을 밀어붙인다.
The Skinny의 조 크릴리는 수없이 들어온 신스 음색에서도 감정을 더 끌어내는 능력을 짚었다. 익숙한 트랜스의 황홀경이 소음과 충돌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On Embers에서 먼저 확인해보자.
시간: 10.23 금 22:00 → 10.24 토 05:00 장소: Cakeshop 입장료: 현장 자정 전 25,000원 / 이후 30,000원 19세 이상

Revanchist
Evian Christ

출처: Schwefelgelb 공식 Bandcamp
Schwefelgelb — Faust
밝은 선율을 거칠게 미는 베를린 듀오
토요일 파우스트에는 자체 레이블 n-PLEX를 운영하는 Schwefelgelb가 하이브리드 셋으로 출연한다. 올해 EP Hologramm에서는 테크노의 압력에 하우스의 탄력과 밝은 멜로디를 포갠다. 인더스트리얼의 거친 질감 속에서도 선율을 앞으로 내미는 쪽이다. Stann Lumo, NUSNOOM, Dadachoe, Minish도 같은 밤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시간: 10.24 토 23:00 → 10.25 일 05:00 장소: Faust 입장료: RA 가격 미기재, 실제 금액 확인 필요

Hologramm
Schwefelgelb

홍보 자료 사진(서울시 미디어허브)
서울미식마켓
DDP에서 고르는 한 끼와 한 주의 장보기
이번 주말 출점 명단에는 메종조, 페리지, 프릳츠 도화점이 있다. 서울미식마켓은 한 끼를 먹는 일과 식재료를 고르는 일을 나눠 둘러볼 수 있는 자리다. 아트홀1관에는 셰프마켓이, 어울림광장에는 농부마켓과 장그로서리가 열린다.
여러 셰프의 요리를 한 접시에 담는 Chef’s Table은 음식을 먹는 쪽의 선택지다. 농부마켓과 장그로서리는 집으로 가져갈 재료를 살피는 쪽에 가깝다. 무엇을 먹을지만큼 무엇을 들고 돌아갈지도 생각하며 고를 만하다.
시간: 10.24–25 토 · 일 12:00–17:00 장소: DDP 어울림광장 · 아트홀1관 입장료 무료 · 음식 · 상품 별도 결제
서울미식마켓 공식 프로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