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헤어진 마음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때 — 영화 <운디네>
크리스티안 페촐트 <운디네> (2020)

<피닉스>와 <트랜짓>의 크리스티안 페촐트가 만든 <운디네>(2020). 헤어진 여자가 새 사람을 만난다. 사랑이 끝났는데 사랑 이야기는 계속된다.

도시 역사를 해설하는 여자와 산업 잠수부인 남자가 카페에서 만난다. 수조가 깨져 둘 다 흠뻑 젖는다. 서로를 알아가는 일보다 서로와 같은 꼴이 되는 일이 먼저다.


베를린의 도시 역사를 해설하는 운디네. 도시의 기억과 개인의 기억을 연결하면 제법 그럴듯한 감상이 된다. 그러고도 남는 건, 지난 사랑을 가진 사람이 새 사랑을 만난다는 일이다.

물의 정령과 같은 이름의 여자, 물속에서 일하는 산업 잠수부. 둘의 만남을 신화로 읽고 싶지만 수조도 실제로 깨진다. 낭만을 설명하는 말과 젖은 옷이 나란히 있다.


카페에서는 함께 젖었던 두 사람이 기차역에도 있다. 사람을 만나러 가는 곳과 그 사람에게서 돌아오는 곳이 같다. 역은 원래 그런 곳인데, 사랑에 빠진 뒤에는 약간 얄밉다.

운디네의 손이 크리스토프의 목에 얹혀 있다. 서로를 가까이에서 보는 눈까지, 두 사람은 첫 만남 때와 다른 거리에 있다. 상대의 목에 손을 얹는 일이 자연스러운 사이가 됐다.

운디네는 헤어진 마음으로 새로운 사람에게 가까워진다. 마음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랑을 시작하는 줄 알았는데, 두 사람의 만남은 이미 시작됐다.

<피닉스>와 <트랜짓>에서 사랑이 가로막히는 상황을 그려온 크리스티안 페촐트의 <운디네> (2020). 베를린의 도시 역사를 해설하는 운디네는 연인과 헤어진 뒤 산업 잠수부 크리스토프를 만납니다. 카페의 수조가 깨지며 함께 젖은 두 사람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합니다. 운디네가 크리스토프의 목에 손을 얹고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헤어진 마음으로 다시 누군가를 좋아하는 시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끝난 사랑의 기억과 새로 생겨나는 마음이 한 사람 안에 함께 있습니다.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과 누군가에게 가까워지는 시간이 꼭 순서대로 오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남습니다.
#Undine #운디네 #ChristianPetzold #크리스티안페촐트
웹에서 이야기 읽기: https://www.shampoo.app/magazine/ko/undine-2020